파리의 생 제르맹 거리에는 아주 오래된 카페가 하나 있다. 카페 레 되 마고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프랑스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카페가 있던 자리에는 원래 중국에서 수입해온 비단 가게가 있었는데, 그래서 중국 도자기 인형을 뜻하는 마고(Magot)에서 카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 극작가로 유명한 장 지로두, 연인이었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단골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 오래된 카페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도 1915년경 모습 그대로 인테리어를 간직하고 있어 지나간 세월을 느껴지는 듯하다.

2014년 여름에 처음 문을 연 이 곳은, 릴리오브더밸리라는, 매우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찻집이다. 릴리오브더밸리의 인테리어는 마치 동화 속 풍경을 옮겨놓은 것만 같다. 천장에 빼곡한 분홍색의 꽃들과 초록잎들이 시선을 이끈다. 다양한 종류의 차뿐 아니라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케이크 및 베이커리 류가 있다. 릴리오브더밸리를 방문하기 전,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방문 시간대! 이곳은 매우 작기 때문에 금요일이나 주말 골든타임엔 앉을 공간은 커녕 저 하얀 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여유있게 차를 즐기고 싶다면 한적한 시간대에 방문하도록 하자.

Cf. 릴리오브더밸리의 인테리어는 디올(Dior) 쇼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기대할게, 파리 p.132

기대할게, 파리 p.140

마레 지구에 있는 마리아주 프레르는 비오는 날 도시의 한기를 피해 숨어들기 안성맞춤인 찻집이다. 어둑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실내에서 흰 장갑에 흰색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들이 세심하면서 티나지 않게 차 서빙을 하는 동안,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게 될 것이다. 

기대할게, 파리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