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이 끝나가는 것 같죠?

스멀스멀 봄이 오려고 합니다.

겨우내 움츠린 몸들, 워밍업하고 계신가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문예림이 <나 혼자 간다! 여행 외국어> 시리즈 세 번째 책을 출간합니다.

이번엔 서유럽으로 갑니다.

철학과 음악, 그리고 맥주의 나라 독일입니다.

나 혼자 간다 시리즈의 저자 분들은 모두 해당 국가에서 생활하고 공부한 경험을 가졌습니다.

이 책이 필요한 독자 분들은 독일어를 공부해서 독일로 떠나려는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특별 기획 인터뷰!

<나 혼자 간다! 여행 독일어>의 저자 김새미 선생님과 만나 독일과 독일어에 대한 이야기를 가졌습니다.

 

 

 

<나 혼자 간다! 여행 독일어> 저자 김새미 선생님과의 인터뷰

혼자 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세요

 

 

 

 

먼저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문예림 마케터입니다.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우선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독일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독일 소재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한국인입니다.

현재 독일에서 거주중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독일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취업을 하고 난 뒤로는 주로 평범한 직장인의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아침에 나가서 해가 지고 집에 돌아오는 일상의 반복이죠. 주말과 주중 저녁시간을 활용하여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한국인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은 조금 지치지만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살아오진 않으셨어요. 한국에서 대학을 진학하셨고 독어독문을 전공하셨는데 특별히 독어독문을 전공으로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릴 때부터 ‘영어가 아닌’ 제2외국어를 전공하고 싶다는 바람은 꾸준히 있었어요. 중학교 때,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웠는데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대학 진학 무렵 마침 아버지 친구분의 추천으로 독어독문학과로 진학하게 되었어요. 그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겁 없이 뛰어든 것 같아요. 하하. 대학생 시절 잠을 줄여가며 독어 공부를 했었어요.

한국에서의 독일어 공부와 현지에서의 독일어 공부는 천지 차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선생님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두 국가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며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어려움도 있겠지만, 독일어의 매력은 어떤 게 있을까요?

한국에서는 여전히 ‘목적이 뚜렷한’ 어학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령 특정 시험을 준비하는 반이라던가, 문법 집중 반, 어휘 집중 반 등, 레벨 별로 반을 나누어도 대부분 학생들 개개인의 목적은 뚜렷해요. 그래서 단순히 자유롭게 독어를 활용해보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어려웠어요. 독일에서는 대학부설 어학원을 다녔는데, 시험 준비와 더불어 회화의 기회가 정말 많았어요. 어려웠던 점은, 제가 처음 거주했던 곳이 유독 러시아인들이 많아서 수업도 러시아 학생들 위주로 진행됐거든요. 선생님께서 시간이 없을 땐 러시아어로 바로 설명해버리고 지나갔는데, 이런 부분들을 따로 혼자 채워야해서 힘들었었죠. 

독일어의 매력은 수학 공식 같은 정직함이 아닐까 해요. 수학과 언어를 대조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독일어를 배우며 정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엔 변화형도 많고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본이 되는 규칙들만 잘 익혀놓으면 나중에는 점점 학습 속도가 붙거든요.

통역∙번역부터 강의까지… 현지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셨는데, 혹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세요?

대학원에 다닐 때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리비아 등지에서 온 난민들에게 독일어 강의를 했었어요. 강의 기간에 마침 라마단 기간이 겹쳤는데 라마단이라는 것을 깜빡잊고 학생들과 나눠먹을 간식을 사갔다가 모두 다시 가져온 적이 있어요.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은 정해진 시간 외에 물도 안 마시거든요. 이밖에 통역 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공영방송사에 인터뷰 갔던 일도 기억에 남아요. 저희 방문일 바로 전날 테러로 의심되는 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섭외했던 분이 뉴스에 투입되고 다른 분과 인터뷰를 했었어요. 다행히 저희 팀 일정에는 차질이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독일 편’이 굉장한 인기였어요. 독일인이 한국을 여행하는 내용이지만 독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던 편이었는데요. 실제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처럼 ‘어서와! 독일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면 가장 친한 친구들이 독일에 방문했을 때, 꼭 소개하고 싶은 코스나 음식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저도 참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이에요. 실제로 작년에 가장 친한 한국 친구들이 처음으로 독일에 놀러왔었어요. 대도시보다는 독일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소도시와 구동독 도시를 함께 방문하고, 100년 이상 된 식당과 카페 등을 갔었어요. 서울 같은 대도시를 좋아하시면 프랑크푸르트 등이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에르푸르트-드레스덴-동베를린-뤼벡 등의 코스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특히 베를린은 대도시면서 분단시절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한국 여행객분들이 정서적으로도 많이 동감하실 것 같아요.

독일이라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는 스테레오 타입이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독일은 굉장히 학구적인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특히 현대철학에 있어 독일이 가지는 역사와 입지에서 오는 게 큰 것 같아요. 선생님이 경험한 독일은 어떤가요? 독일에 가기 전 가졌던 생각과 달라진 부분이라던가, 선생님이 생활하면서 느낀 ‘독일은 이런 나라인 것 같다’ 하는 점을 알려주세요.

저도 독일생활 초반에는 독일, 독일인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갖고있었어요. 학구적이고 시간을 엄수하며 직설적이고 근검절약하는 면 등…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스테레오 타입이 독일만이 가진 특성이라기보다 환경에서 자연스레 비롯되고 굳어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우중충한 날씨에서 사색을 즐기다 보니 철학이 발달했고, 교통 시스템이 체계적이다보니 시간이 엄수될 수 밖에 없으며, 에너지 비용이 비싸다보니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습니다. 여전히 한국과 다르다고 느끼는 점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규칙과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생활에서 수반되는 규칙을 미리 익히지 않는다면 억울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닥치기 쉽습니다. 

독일 유학을 준비중인 학생들, 독일 취업을 준비중인 분들에게, 두 가지를 모두 먼저 경험해보신 분으로서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먼저 ‘독일’ 유학과 취업의 목적을 정확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나라가 아닌 꼭 독일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았으면 좋겠고, 결심을 했다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독일어 공부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낯선 외국어의 기초는 일단 모국어로 쌓는 것이 여러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또한 유학이든 취업이든 혼자 준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진짜 도움은 추후 어려움이 닥쳤을 때 받아도 충분합니다. 

 

 

<나 혼자 간다! 여행 독일어>는 작가로서 첫 결실인데요, 원고를 집필하시면서 가장 신경 쓰이셨거나 중점을 두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책에서만 존재하는 대화나 상황이 아닌, 실제로 독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 학교에서 배운 수많은 외국어 문장을 그대로 실제로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부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고요. 독자들이 이러한 경험을 되도록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 더불어 생활에서 놓칠 수 있는 작지만 유용한 정보들을 ‘독일이 궁금해’ 페이지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교재나 책을 더 쓰게 된다면 어떤 책을 내고 싶으신가요?

독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안내서 겸 어학 교재를 내고 싶습니다. 제가 유학을 준비할 때, 불확실한 정보도 많고 학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경우도 있어서 올바른 방법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자주 반문하곤 했습니다. 책 한 권 만으로도 현명한 유학 준비를 할 수 있는 지침서가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좋은 독일 어학서(원서)의 특징과 한국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오롯이 한국인 학습자만을 위한 독일어 교재도 집필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커리어나 인생에서 선생님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 중이신 일을 듣고 싶습니다.

제게 독일어 혹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훗날 ‘김새미 선생님 덕에 언어를 제대로 배웠다’ 혹은 ‘그 사람(혹은 책)을 만나 독일과 한국이 더 좋아졌다’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꼭 제게 직접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저만을 위한 욕심이 있다면, 몸이 건강할 때까지 계속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요. ◇